'채워지지 않는 직원 빈자리' 경제 회복 걸림돌
9월 440만명 퇴직 사상 최다 구인 1044만건 구인난 여전 임금·물가 서로 상승 부추겨 사상 최대 수준의 퇴직자수와 부진한 고용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기고 경제 회복의 발목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연방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이 1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동안 일자리를 떠난 근로자 수가 443만명으로 집계됐다. 직전인 8월(427만 명)의 기록도 깨뜨렸다. 2개월 연속 최고 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퇴직 이유는 더 좋은 급여, 대우, 근무 환경을 찾아 떠나는 이직 러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부는 창업 준비로 일을 그만뒀다. 이에 퇴직률은 상승세다. 7월의 2.7%에서 8월에는 2.9%로 0.2%포인트 상승했다가 9월에는 3%로 뛰었다. 9월의 퇴직률은 전년 동월의 2.3%보다 0.7%포인트 높은 것이며 퇴직자 규모로는 110만 명이나 더 많다. 반면 업체들은 직원의 빈자리를 충원하지 못하는 있다. 9월의 구인 건수는 1044만 건으로 8월의 1063만 건과 비교해서 불과 19만 건 밖에 줄지 않았다. 고용이 매우 부진하면서 구인난이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로봇 직원을 채용하는 업체가 크게 늘고 있다. 제조업을 포함한 일부 업종에서 극심한 구인난 해소를 위해서 대량의 로봇 도입을 추진하면서 산업 현장의 자동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제조 공장을 포함한 산업체들이 로봇 2만9000대(14억8000만 달러 규모)를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7%가 더 많은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7년의 최고점도 넘어섰다. 직원을 채용하지 못하는 요식업계의 로봇 수요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로봇이 음식을 고객 테이블에 나르고 주방에서는 프렌치프라이나 치킨윙을 조리하기도 한다. 자동화협회(A3)의 제프 번스타인 회장은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찾을 수 없어서 자동화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채워지지 않는 노동력을 충원하기 위한 로봇 수요가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구인난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2022년 경제 회복 둔화도 예상된다. 전국 자영업연맹(NFIB)이 9월에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소규모 업체 2곳 중 1곳이 넘는 51%가 인력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직원 충원이 힘들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이 올 2분기의 57%에서 3분기에는 74%로 20%포인트나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2022년 미국 경제의 정상 궤도 진입 과정에 300만~400만 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데 현재 1044만 개의 일자리를 충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 인력 확충은 매우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노동력 부족이 빨리 개선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상승과 더불어 경제 성장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인력난에 근로자의 임금은 더 오르고 이는 다시 물가 상승을 초래하며 오른 물가는 또다시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물가·임금 상승 악순환으로 인해서 경제 성장이 저해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구인난이 지속하는 한 미국 경제의 완전한 회복은 수년 더 늦춰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진성철 기자걸림돌 직원 경제 회복 인플레이션 상승 소규모 업체